단기선교 김범수씨, 케냐 크리스천 학교 참관기
입력일자:2007-03-16
“그곳은 무슬림과 영적 전쟁터”
선교하는 치과의사인 김범수씨가 최근에 단기 선교를 다녀왔다. 김씨가 참석했던 크리스천 학교 개교식 풍경을 전해 왔다. 회교권에 뿌려진 복음의 씨앗을 편집해 소개한다.
기독교 교육불구 가난 벗어나려 지원 몰려
학생들 회교 율법따라 몰래 기도‘숨바꼭질’
오지 속 학교 기자재 태부족… 수용에 한계
<이원철 선교사(왼쪽)가 풀 가스펠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치과 진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모얄레는 케냐와 에티오피아 국경에 위치한 척박한 땅이다. LA에서 케냐 수도인 나이로비까지 가는 데 27시간이 걸린다. 경비행기로 갈아탄 뒤 세 시간을 더 들어가야 모얄레에 도착한다.
이원철 선교사는 이런 오지에서 사역하고 있다. 주민 1만8,000명이 빗물을 받아먹고 살 정도로 가난한 곳이다.
이 선교사는 2월12일 모얄레 OMC 크리스천 스쿨을 개교했다. 9학년 남자 신입생 40명을 뽑는데, 120명이 몰려 어쩔 수 없이 제비뽑기를 실시했다. 주민 대다수가 이슬람교 신자이지만 ‘자식 농사’를 위한 부모의 마음은 세상 어디나 똑같은지, 기독교 학교라도 개의치 않는 부모가 예상보다 많았다.
태어날 때부터 무슬림이었던 학생들은 교내에서는 기독교 종교 교육만 철저하게 받기로 동의하고 입학했다. 하루에 다섯 번씩 기도를 해야 하는 회교 율법을 지키기 위해 인적이 없는 곳에서 몰래 기도하는 학생도 있다. 기도를 놓고 기숙사에서 벌어지는 숨바꼭질도 마찬가지다.
이 선교사는 “제 아이들이 이슬람교 예배만 드리는 학교에 간다면 반대했을 겁니다”라며 “무슬림을 대상으로 기독교 학교 사역을 하다가 개종하는 학생이 생기면 저희가 감당해야 할 핍박이나 어려움은 엄청날 것입니다”고 말한다.
학교 운영 방침을 바꾸기 위한 지역 학부모들의 압력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 선교사는 학생 중 10명은 대학교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교육을 통해 돌파구를 찾으려는 마음을 채워주겠다는 목표다.
“주민들은 가난이 싫어서 어떻게 해서라도 돌파구를 찾아보려 합니다. 그러나 조건이 너무 열악합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이라도 교육을 시켜서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죠. 그래서 저희가 아이들을 잘 가르쳐 대학에 보낼 수만 있다면 학교를 바라보는 눈길이 바뀌겠죠.”
학교는 기숙사와 교실, 실험실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하지만 기자재는 아직 태부족이다. 20에이커에 달하는 부지는 확보됐지만, 건물이 들어서지 못했다.
<모얄레 OMC 고등학교 개교식에 참석한 학부형들. 무슬림이지만 기독교 학교에 자녀를 보내는 결단을 내렸다>
지금은 남학생만 받고 있지만 시설과 교사가 준비되는 대로 여학생도 맞을 계획이다. 남학생 중 개종자가 나와도 다시 회교도 아내를 맞으면 신앙을 지키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 선교사는 11학년 딸과 아들을 키우고 있다. 자녀들도 아버지를 닮아 아프리카에서 선교사로 살겠다고 하나님께 서원했다. 방학이 되면 모얄레로 달려와 복음을 전하는 어린 선교사다. 그래서 이 선교사는 이렇게 기도한다.
“회교 지역에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자라서 열매를 맺기까지 많은 시련이 있을 것입니다. 크리스천 학교를 통해 하나님 나라가 하루 속히 임하고, 이 땅을 고치고 회복시켜 주십시오.”
<김호성 기자>